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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4월 중순입니다. 조금은 늦었지만, 지난1분기에 좋았던 영화들을 되짚어보려고 합니다.

올해 초는 아카데미 후보작들부터 시작해, 좋은 영화들이 참 많았죠.

개봉월 별로 2편의 영화를 선정해 보았습니다. 혹시 놓치셨다면, 한번쯤 감상해보길 추천하는 영화들입니다.



 -1월 -




원더(Wonder, 2017)

감독: 스티븐 크보스키

출연: 제이콥 트렘블레이, 줄리아 로버츠, 오웬 윌슨



사실은 작년 12월 말에 개봉하였지만, 못본다면 너무나 아까운 영화라 이번 리스트에 포함하였습니다.

이 영화는 선천적 장애로 인해 남들과는 다른 얼굴을 가진 10살 소년 ‘어기’가 세상으로 나오게 되는 과정을 보여줍니다. 그리고 어기 주변의 친구들과 가족의 이야기도 함께요. 어기를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할 수 있는 엄마와 아빠. 힘든 시간을 겪으면서도 착하고 순수하게 성장 중인 누나와 누나친구. 그리고 학교에 가며 새로 만나게 되는 친구. 영화는 이들 한명 한명을 조명해 주는데요. 그런 방식 또한 이 영화의 내용처럼 착한 것 같아요.

저는 이 영화를 보고 '마음이 좋아졌다'고 표현하는데요. 나오는 모든 사람들이 착하고, 순수해서 보는 이의 마음까지 감동시켜 버리기 때문이에요. 참고로 이 영화의 원작은 소설인데, 뉴욕타임즈 선정 118주 베스트셀러였다고 합니다.




피의 연대기(For Vagina's Sake, 2017)

감독: 김보람

출연: 여경주, 김보람, 심이안 등



한 달에 한 번 여성들에게 찾아오는 그것. '생리'에 대한 다큐멘터리입니다.

생리에 대한 여성들의 솔직한 이야기부터, 생리대가 아닌 우리가 할 수 있는 다양한 선택들에 대해 다루고 있습니다.

당연히 알아야 할 인간의 몸에 대한 이야기죠. 또한 우리가 쉬쉬하던 이야기를 밖으로 꺼낸 의미있는 작품이기 때문에 누구든 보시면 좋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작품은 아기자기하고 예쁜 분위기기 때문에 보기에 재미도 있고 편합니다. 곳곳에서 감독님의 세심함이 많이 느껴지도 하죠. 특히 저는 생리컵을 꺼내는 장면을 고프로로 찍은 씬이 굉장히 감각적이라고 느꼈습니다.

이 영화에 대한 자세한 리뷰는 아래 글을 참고해주세요.


2018/04/08 - [영화&드라마 리뷰] - (영화) 생리에 대한 모든 것! [피의 연대기] & GV 후기





 -2월 -




셰이프 오브 워터: 사랑의 모양(The Shape of Water, 2017)

감독: 기예르모 델 토로

출연: 샐리 호킨스, 마이클 섀넌



영광의 오스카를 거머쥔 작품이죠. 이 영화 <셰이프 오브 워터>는 말을 할 수 없는 장애를 가진 여주인공과 괴생명체의 사랑을 담았습니다. 괴물의 덕후라고 불리우는 '기예르모 델 토로' 감독 작품 세계의 정수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싶어요.

저는 이들의 아름다운 사랑과 환상적인 분위기에 완전히 매료되었습니다. 특히 말을 하지 못하는 여주인공이 크리쳐를 구해와야 한다고 자일스를 설득하는 장면. 잊혀지지가 않아요. 개인적으로 이 영하는 정말 '영화다운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더 포스트(The Post, 2017)

감독: 스티븐 스필버그

출연: 메릴 스트립, 톰 행크스



미국 워싱턴 포스트사가 월남전 파병에 대한 비밀을 세상에 알린다는 내용의 영화로 실화를 바탕으로 하였습니다. 이 영화는 보도 영화로, 그리고 페미니즘 영화로 볼 수 있습니다. 최초의 여성 발행인이 된 '캐서린'(메릴 스트립)의 상황에 대해서 초점을 맞추고 있기 때문이죠. '메릴 스트립'은 중대한 결정을 해야 하는 최초의 여성 발행인의 혼란스러운 내면을 섬세하게 표현하는데요. 오스카에 최다 노미네이트 된 여배우라는 명성에 걸맞은 훌륭한 연기를 보여주었습니다.

이 영화는 <스포트라이트>랑 비교할 수도 있을텐데요. <스포트라이트>에 비해 장르적인 재미를 많이 담고 있어서, 흥미진진하게 볼 수 있었습니다. 아, 특히 올바른 일을 하려는 언론들의 연대가 정말 감동적이었습니다.






 -3월 -




플로리다 프로젝트(The Florida Project, 2017)

감독: 션 베이커

출연: 윌렘 대포, 브루클린 프린스, 브리아 비나이트



사랑스러워 보이는 이미지와 달리 이 영화는 꽤나 자극이 컸던, 센 영화입니다.

싸구려 호텔을 전전하며 살고 있는 미국 최저소득층의 이야기를 아이의 눈을 통해 보여주죠. 귀여운 아이들이 쌍욕을 하고, 주인공 아이의 엄마도 불법을 자행합니다. 하지만 마지막엔 아동보호법의 심판 앞에 서게 되고, 미국 사회에 대한 하나의 문제의식을 보여주죠. 내용과는 다르게 날씨는 또 어찌나 맑은지, 맘이 찌르르합니다.

'션 베이커' 감독은 영화로 저널리즘을 하겠다는 이야기를 했는데요. 정말 그런 것 같아요. 저 또한 한명의 관객으로 이 영화를 보고, 그 어느때보다 미혼모 문제라던가 빈곤문제에 대해서 관심을 갖게 되거든요. 어떻게 그런 문제의식을 이렇게 멋진 영화로 풀어냈는지 그 재능이 정말 대단합니다.




콜 미 바이 유어 네임(Call Me by Your Name , 2017)

감독: 루카 구아다니노

출연: 아미 해머, 티모시 샬라메



이탈리아의 어느 여름. 17살 소년 '엘리오'와 24세 청년 '올리버'의 짧고 뜨거운 사랑 이야기입니다. 거기에 이탈리아 농촌의 서정적인 느낌이 어우러져 이 영화만의 아름다움이 완성되었죠. 이 영화는 80년대를 배경으로 합니다. 과거를 배경으로 한 동성애 영화는, 드러낼 수 없었던 당시의 사회 분위기 탓에 그 자체로 애틋해지기 마련이죠. 하지만 이 영화에서는 그 이상의 아름다움을 볼 수 있습니다!

영화는 주로 '엘리오'의 시각으로 진행되는데요. 첫사랑의 열병으로 너무나 여린 존재가 되어버린 엘리오를 보며, 우리는 우리의 지나간 첫사랑도 떠올리게 됩니다.

이 영화의 원작 소설이 궁금하신 분들은 아래 글을 참고해주세요.


2018/04/06 - [영화&드라마 리뷰] - (영화) [콜 미 바이 유어 네임] 영화와 소설 전격 비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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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소소한 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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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콜 미 바이 유어 네임>(일명 콜바넴)의 여운에 빠져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다.

둘의 사랑이 참 애틋하고, 안타깝고 또 아름답다.

나의 경우는 소설을 먼저 읽고, 영화를 보았기 때문에 두 작품이 비교가 된다. 



"소설보다는 영화가 한 수 위!"


먼저 전체적인 소감을 이야기하자면, 영화가 소설보다 한 수 위인 느낌이다.

(사실 소설이 없었다면, 이 영화는 탄생할 수 없었기 때문에 이 말이 성립된다고 할 수 있는지 모르겠지만-)


이 영화의 영상미는 정말 최고다. 한가로운 한 여름, 이탈리아의 어느 시골마을의 여유로움을 그대로 보여준다.그리고 둘의 폭발적인 사랑도. 배우들의 호연은 말할 필요도 없고, 음악, 영상, 연출 솔직히 다 좋았다. 영화의 느낌 자체가 아름다웠달까.

마치 비현실적인 듯한 느낌이 들기도 했다.




책은 사실 읽기 어려웠다. 원작도 문장이 복잡한 편이었을 것 같긴 하지만, 한글판 책은.. 번역 문제가 있는 듯 하다. 많은 사람들이 지적하는 "Later!". 이걸, "나중에!"라고 번역한 건 정말 너무하지 않은가.

그리고 엘리오의 시점에서 쓰이다 보니, 엄청나게 휘몰아치는 감정의 소용돌이를 복잡하고 섬세하게 담고있는데, 이게 뭔가.. 가독성이 떨어진다. 그리고 영화에서 딱 적절하게 표현되었던 '지적인'부분들. 그것도 글로 읽기엔 벅차다. 뭐랄까. 장광설인 느낌.






그럼 이제, 소설과 영화가 달랐던! 인상적이었던 부분들을 소개하겠다.

*당연히 스포 가득이다.*




"Because I wanted you to know"

전쟁 동상씬


영화화가 잘 된 대표적인 장면이라고 생각한다. 책과 영화에서, 엘리오와 올리버의 대사는 같다. 그런데 영화의 연출이 이 장면을 더욱 극적으로 만들었고, 관객들의 몰입도를 끌어올렸다.

우선 책에서 엘리오는 그 대사를 한번 말한다. 하지만 영화에서 엘리오는 저 대사를 반복적으로 말한다. (루카 구아다니노 감독님이 그렇게 하라고 했다지. 감독님 감각 진짜 최고다!) 게다가 이 장면은 롱테이크 씬이다. 엘리오가 "Because I wanted you to know" (당신이 알았으면 해서.) 라고 반복해 말하며, 전쟁동상을 반바퀴 도는 동안 나는 감정이 고조되는 것을 느꼈다. 그 긴장감. 너무 좋다.




"그 당시에는 말이 됐나 보죠."

"내가 들어본 가장 친절한 말이야."


글이 잘 써지지 않아, 고민하는 올리버에게 엘리오가 무심한 듯 건넨 말이었다.

이 말에 올리버는 자신이 들어본 가장 친절한 말이라고 말하며, 물속으로 풍덩 빠져버렸다. 책에서는 저 대사만 있었고, 물에 빠지는 것은 영화에 추가된 부분이다.

올리버는 엘리오의 저런 말에, 과하게 의미부여를 하고, 물에 빠져버릴만큼 부끄러워진 것이다. 올리버가 엘리오를 얼마나 좋아하는지, 그리고 올리버가 어떤 캐릭터인지 보여준 장면이라고 생각한다. 이 장면의 이 영화에서 내가 가장 좋아하는 씬 중 하나이다.




엘리오는 왜 코피가 났을까?ㅎㅎ


정치 얘기를 시끄럽게 늘어놓던 부부와 함께 식사를 할 때, 엘리오는 느닷없이 코피가 났다. 그리고 올리버는 따라 나가서 엘리오의 발을 마사지해준다.

영화에 나오지 않았지만 소설에선 올리버가 테이블 밑에서 올리버에게 발로 장난을 친다. 그래서 엘리오가 코피나서 나갔을 때, 올리버가 "내 잘못 이야?"라고 물은 것. ㅎㅎㅎ




그 유명한 복숭아 씬


나왔다. 그 유명한 복숭아 씬! 영화에서는 올리버가 그것을 먹으려고 하자, 엘리오가 막는다. 하지만 책에서는? 진짜 먹는다. 엘리오는 그 때 완전한 하나됨과, 고마움을 느껴 눈물을 터트린다. 사실 소설에서의 엘리오는 좀 괴이한 면이 있다. 어쨌든 영화에서의 장면이 대중적으로 잘 각색된 듯 하다.





"전부 다 기억하고 있어."




가슴 미어지던 엔딩에서 올리버의 대사이다. 하지만 난 이부분 만큼은 원작이 좋았다고 말하고 싶다. 원작에서 저 대사는 이탈리아의 그 여름 이후 20년이 지난 시점에서 둘이 재회하고, 올리버가 하는 말이다. 즉, 둘 다 그 오랜 시간 서로를 잊지 않았다는 이야기다.

그런데 영화에서는 고작 반년이 지났을 뿐이다. 둘은 여름을 함께 보냈고, 통화하는 시점은 크리스마스때니까. 그런데 전부 다 기억하고 있다니?! 그건 당연한거 아닌가. 당연히 기억해야지 당연히! 화로 앞에서 눈물짓던 엘리오는 정말 마음아팠지만, 그래도 조금은 아쉬운 엔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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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소소한 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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