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콜 미 바이 유어 네임>(일명 콜바넴)의 여운에 빠져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다.
둘의 사랑이 참 애틋하고, 안타깝고 또 아름답다.
나의 경우는 소설을 먼저 읽고, 영화를 보았기 때문에 두 작품이 비교가 된다.
"소설보다는 영화가 한 수 위!"
먼저 전체적인 소감을 이야기하자면, 영화가 소설보다 한 수 위인 느낌이다.
(사실 소설이 없었다면, 이 영화는 탄생할 수 없었기 때문에 이 말이 성립된다고 할 수 있는지 모르겠지만-)
이 영화의 영상미는 정말 최고다. 한가로운 한 여름, 이탈리아의 어느 시골마을의 여유로움을 그대로 보여준다.그리고 둘의 폭발적인 사랑도. 배우들의 호연은 말할 필요도 없고, 음악, 영상, 연출 솔직히 다 좋았다. 영화의 느낌 자체가 아름다웠달까.
마치 비현실적인 듯한 느낌이 들기도 했다.
책은 사실 읽기 어려웠다. 원작도 문장이 복잡한 편이었을 것 같긴 하지만, 한글판 책은.. 번역 문제가 있는 듯 하다. 많은 사람들이 지적하는 "Later!". 이걸, "나중에!"라고 번역한 건 정말 너무하지 않은가.
그리고 엘리오의 시점에서 쓰이다 보니, 엄청나게 휘몰아치는 감정의 소용돌이를 복잡하고 섬세하게 담고있는데, 이게 뭔가.. 가독성이 떨어진다. 그리고 영화에서 딱 적절하게 표현되었던 '지적인'부분들. 그것도 글로 읽기엔 벅차다. 뭐랄까. 장광설인 느낌.
그럼 이제, 소설과 영화가 달랐던! 인상적이었던 부분들을 소개하겠다.
*당연히 스포 가득이다.*
"Because I wanted you to know"
전쟁 동상씬
영화화가 잘 된 대표적인 장면이라고 생각한다. 책과 영화에서, 엘리오와 올리버의 대사는 같다. 그런데 영화의 연출이 이 장면을 더욱 극적으로 만들었고, 관객들의 몰입도를 끌어올렸다.
우선 책에서 엘리오는 그 대사를 한번 말한다. 하지만 영화에서 엘리오는 저 대사를 반복적으로 말한다. (루카 구아다니노 감독님이 그렇게 하라고 했다지. 감독님 감각 진짜 최고다!) 게다가 이 장면은 롱테이크 씬이다. 엘리오가 "Because I wanted you to know" (당신이 알았으면 해서.) 라고 반복해 말하며, 전쟁동상을 반바퀴 도는 동안 나는 감정이 고조되는 것을 느꼈다. 그 긴장감. 너무 좋다.
"그 당시에는 말이 됐나 보죠."
"내가 들어본 가장 친절한 말이야."
글이 잘 써지지 않아, 고민하는 올리버에게 엘리오가 무심한 듯 건넨 말이었다.
이 말에 올리버는 자신이 들어본 가장 친절한 말이라고 말하며, 물속으로 풍덩 빠져버렸다. 책에서는 저 대사만 있었고, 물에 빠지는 것은 영화에 추가된 부분이다.
올리버는 엘리오의 저런 말에, 과하게 의미부여를 하고, 물에 빠져버릴만큼 부끄러워진 것이다. 올리버가 엘리오를 얼마나 좋아하는지, 그리고 올리버가 어떤 캐릭터인지 보여준 장면이라고 생각한다. 이 장면의 이 영화에서 내가 가장 좋아하는 씬 중 하나이다.
엘리오는 왜 코피가 났을까?ㅎㅎ
정치 얘기를 시끄럽게 늘어놓던 부부와 함께 식사를 할 때, 엘리오는 느닷없이 코피가 났다. 그리고 올리버는 따라 나가서 엘리오의 발을 마사지해준다.
영화에 나오지 않았지만 소설에선 올리버가 테이블 밑에서 올리버에게 발로 장난을 친다. 그래서 엘리오가 코피나서 나갔을 때, 올리버가 "내 잘못 이야?"라고 물은 것. ㅎㅎㅎ
그 유명한 복숭아 씬
나왔다. 그 유명한 복숭아 씬! 영화에서는 올리버가 그것을 먹으려고 하자, 엘리오가 막는다. 하지만 책에서는? 진짜 먹는다. 엘리오는 그 때 완전한 하나됨과, 고마움을 느껴 눈물을 터트린다. 사실 소설에서의 엘리오는 좀 괴이한 면이 있다. 어쨌든 영화에서의 장면이 대중적으로 잘 각색된 듯 하다.
"전부 다 기억하고 있어."
가슴 미어지던 엔딩에서 올리버의 대사이다. 하지만 난 이부분 만큼은 원작이 좋았다고 말하고 싶다. 원작에서 저 대사는 이탈리아의 그 여름 이후 20년이 지난 시점에서 둘이 재회하고, 올리버가 하는 말이다. 즉, 둘 다 그 오랜 시간 서로를 잊지 않았다는 이야기다.
그런데 영화에서는 고작 반년이 지났을 뿐이다. 둘은 여름을 함께 보냈고, 통화하는 시점은 크리스마스때니까. 그런데 전부 다 기억하고 있다니?! 그건 당연한거 아닌가. 당연히 기억해야지 당연히! 화로 앞에서 눈물짓던 엘리오는 정말 마음아팠지만, 그래도 조금은 아쉬운 엔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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