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산(2018)
감독: 이준익
출연: 박정민, 김고은
이준익 감독님의 신작 <변산>을 보고왔다. 사실 이 영화를 본 이유는 더콰이엇과 도끼가 나오기 때문이었다. 내가 좋아하는 이들을 영화관 스크린을 통해 보고싶었다. 그리고 봐서 좋았다. 하지만 그 뿐이다... 영화는 매우 실망이다.
우선 현 시점의 어른들이 청춘을 전혀 이해하지 못한다는 생각에 좌절감이 든다. 뭐라 설명할 수 없는 꼰대스러움이 답답하다. 영화의 주인공 ‘학수’(박정민 분)는 내내 ‘선미’(김고은 분)에게 훈계를 듣는다. 그리고 영화의 후반에 가서는 주먹질과 도박으로 가족을 내팽겨쳤던 아버지까지 그런다. 왜 다들 가르치려드는지 모르겠다. 게다가 이 캐릭터들은 주인공에게 그렇게 말할 최소한의 자격도 없어보이는데. 보는 내내 당황스러웠다.
게다가 영화가 그 명분없는 행동을 표현하는 방식도 정말 전형적이다. 선미는 주인공의 노트를 보관하고 있다가, 그의 영혼이 다시 순수해졌다고 생각할 때 노트를 돌려준다. 주인공이 그토록 싫어하던 아버지는 병으로 죽어가고 있다. 솔직히 뻔하다 못해 오그라들어서 못 볼 지경이었다. 요새도 이런 설정을 쓰나. 이건 큰 줄거리이지만 세세한 부분들도 뭐랄까,, 촌스럽다.
아버지를 용서해야만 이 주인공이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는 듯한, 영화 전체가 몰고가는 그런 분위기도 싫다. 너무 억지스럽다. 그리고 마지막 장면은 왜 사랑영화가 된 건지 모르겠다. 이런 일들을 겪으면서 마침내 정면을 보고 앞으로 나아가는 청춘을 그리고 싶었던 거라면, 학수가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지를 보여주는게 맞지 않았을까? 난데없는 신나는 결혼장면 이 당황스럽기도 하고, 이 영화의 주제도 모르겠다.
여성캐릭터들은 기능적으로 소비되는 느낌이다. ‘선미’(김고은 캐릭터)는 왜 이렇게 잘 살고 있어? 그녀는 정신적으로도 커리어적으로도 이미 완성되어있다. 얘는 청춘이 아닌가. 선미는 그냥 학수 캐릭터의 변화를 위해서만 존재하는 느낌이다. ‘미경’ 캐릭터도 마찬가지다. 정말 전형적인 남자들의 첫사랑 느낌으로 그려지고 있다. 예쁘고 청순한 여자. 그런데 알고보면 터프하고 욕도 잘하는 여자. 너무 이상향인거 아니니.
지금까지 안좋은 이야기만 했지만, 좋았던 부분도 있긴 했다. 선미가 학수의 뺨을 때리면서 “비겁한 새끼야. 니는 정면을 안 봐.” 이런 식의 이야기를 한 후 걸어가는 장면. 선미는 지난 일들을, 자기가 좋아한 학수를 생각한다. 좋아하는 사람이 변했다고 느낄때, 순수함을 잃었다고 생각할때 그 심정이 어떨까. 마음이 얼마나 아플까. 이 영화에서 가장 공감이 갔던 장면이었다. (그 많은 학수 이야기 중 이 장면이 가장 공감간다는 것도 참,,)
아무튼 그렇게 재미없고 짜증이나는데, 그 와중에 눈물은 난다. 그런 전형적인게 있긴 하다. 마지막으로 이번 영화를 보고나니, 이준익 감독님은 시대물이 잘 맞는다는 생각이 든다. (동주랑 박열은 정말 좋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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