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매우 재미있고 웃긴 영화였다.
하지만 깔끔하진 않다. 몇몇 부분이 불편한건 부정할 수 없다.
마치 이 영화는 완전히 피씨(=political correctness, 정치적 올바름)하면 안된다는 강박을 갖고 있는 것 같다. 완전히 피씨하면 재미없으니까 어느정도는 이렇게 가야되. 이런 느낌?
일부러 이런다고 밖에… (그런데 정말 생각 못한거라면 뭐라 할말이 없다. )
아니, 역으로 그 불편한 지점들을 일부러 남겨놓고, 그걸 본 관객들이 의식하게 하는 고도의 전략인가? 예를들어, 헐리우드 영화에서 동양여자를 이렇게만 보는 건 잘못이지! 라는 생각을 하게 하려고?
그렇다면 이건 사회적인 영화가 되는 거고. 하.. 말도 안되는 이야기를 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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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보다 영화 외적인 부분들이 더 중요한데, 나도 영화를 보고 나서야 알게 되어서 참 착잡한 마음이다.
1. 데드풀의 친구이자 술집 주인으로 나오는 ‘위즐‘역의 배우 ‘T.J밀러‘는 성폭행범이다.
이게 밝혀진 뒤에도 데드풀측에서는 배우 교체나 편집없이 그냥 진행했다.
2. 흑인 여성 레이서 ‘조이 해리스’가 촬영 도중 사고로 사망했다. ‘도미노’역의 ‘재지 비츠’ 배우의 대역이었는데 제작진이 흑인을 고집했다고 한다. 할리우드에 흑인 스턴트 우먼이 흔치 않았고, 결국 정식 스턴트우먼도 아닌, 레이서가 그 역할을 하게 되었다. 영상에 머리카락이 나와야 한다며 헬멧을 쓰지 못하게 했다고 한다. 그리고 사고로 그녀는 죽었다. 그리고 48시간만에 촬영을 재개했으며, 다음 스턴트배우는 헬멧을 쓰고했다고 한다. (처음부터 그렇게 할 수 있었단 것..) 이건 그냥 일을 하다가 이런 안타까운 일이 생긴게 아니다. 흑인이고 여성인 ‘조이 해리스’가 인권을 보장받지 못했다고 볼 수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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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를 만든 사람들의 태도에 분노하게 된다. 엑스맨 영화는 인간에 의해 억압받는 돌연변이들을 그리고 있으며, 화해와 화합을 이야기한다. (웃기려는 측면이 있긴 하지만 이 영화에서도 엑스'맨'이 아닌, 엑스'포스' 이런 식의 이야기를 한다.)
그런데 이런 영화을 만드는 사람이 저런 식으로 일을 하고 있다. 이 영화의 주제의식을 이야기할 자격이 있나?
요새 한 사람의 잘못된 점과 잘된 점이 너무 명백해서 괴로울 때가 많다. 이 감독은 명백하게 재능있는 감독이다.(특히 액션영화 쪽에서) 하지만 그의 과가 너무나 크다. 어떤 장점에도 불구하고 과가 큰 일이다. 이건. 제발 '데이빗 레이치' 감독이 다음편을 연출하진 말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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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단 리뷰]
정말 영화를 보며 큰 소리로 웃을 정도로 재미있었다. 드립도 재미있는게 정말 많았고!
또 이게 영화라는 걸 인지한 주인공이 관객에게 직접 말을 거는 데드풀만의 독특한 연출이 참 재미있다.킹스맨2 보는 느낌이었단 후기가 있어서 꽤나 걱정이었는데, 그런 느낌은 아니었다. 다행히! 훨씬 재미있었다.
이제 영화를 보는 관객들은 확실하게 히어로 영화를 보는 층과 안보는 층으로 극명하게 갈리게 될 것 같다. 이 영화의 경우 많은 히어로 영화들을 레퍼런스로 삼았다. 아는 사람들은 더욱 즐겁지만, 모르는 사람들은 웃을수가 없는 상황이 되는 것이다.
나의 경우는 물론 매우 좋았다. 나의 사랑하는 캐릭터들이 여기서 조우하는게!
(사랑하는 엑스맨. 이 영화에서 엑스맨 크루들을 보게 되어 너무 행복했다. 그 찰나의 시간 ㅠㅠ 자비에 교수가 이쪽을 보았고 비스트가 문을 닫았다.ㅠㅠ)
어벤져스의 경우도 히어로들의 서사라던가 캐릭터성이, 그냥 모르고 보기엔 이제 너무 많이 쌓인 느낌이 든다. 그만큼 진입장벽이 높아졌단 것이다. 어차피 이 영화를 보는 층은 정해져있다고 볼 수 도 있지만.
라이언 레이놀즈가 아닌 데드풀은 상상할 수 없게 되었다. 그 점을 확실히 한 강렬한 쿠키영상이었다. 여담이지만 라이언의 피지컬은 정말 좋다. 아 멋있어.
확실히 취향타는 영화라는 점을 더욱 여실히 느끼게 되었지만, 난 그냥 웃기고 징그럽고 웃기고 징그럽고 하는 데드풀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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