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레이지 리치 아시안
감독: 존 추
출연: 콘스탄스 우, 헨리 골딩, 양자경, 젬마 찬
미국에서 정말 크게 흥행한 영화다.
제작비의 7배이상 수익을 올렸고(우리나라엔 개봉도 하기 전 이미), 역대 북미 로맨틱 코미디 흥행으로는 6위를 기록했다.
이 영화의 상업적 성공이 의미있는 것은, 이 영화가 전 스텝, 배우가 아시안이며 할리우드 메이저 영화 배급사 (워너브라더스)에서 배급한 희.귀.한. 영화이기 때문이다.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1993년에 나온 <조이 럭 클럽> 이후 15년만이다.)
나도 이 영화를 감상하였는데, 사실 주연부터 조연까지 모두 아시안인이라는 것을 제외한다면 특별할 것이 없는 로맨틱 코미디였다. 개인적인 취향에 맞지도 않았고, 너무 뻔한 스토리여서 한마디로 노잼이었다. (하지만 화려한 볼거리와 패션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무난히 볼 것도 같다.)
어쨋든 미국인들은 이 영화에 열광했는데, 그 이유가 뭘까 나름의 생각을 정리해보려고 한다.
1. ‘아시안 어거스트’ - 동양 콘텐츠의 유행
이 영화가 나왔던 시기, 미국에선 ‘아시안 어거스트(Asian August)’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아시안 위주의 콘텐츠가 유행했다. 이 영화 <크레이지 리치 아시안> 외에는 ‘존 조’가 주연을 한 <서치> 그리고 넷플릭스(Netflix) 오리지널 드라마인 <내가 사랑했던 모든 남자들에게> 가 그 주역이었다. 이런 콘텐츠들이 같은 시기에 나와 하나의 흐름을 만든 것이 흥행에 도움이 되었다. (물론 이 현상의 기저에는 여러 요인이 있다. 아래에서 조금씩 언급하겠다.)
2. 미국이 동양(특히 중국)에 대해 갖는 감정을 적절히 활용
이 부분이 제일 크게 작용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미국에 살아본 적이 없어서 잘은 모르지만, 미국인이 중국에 대해 갖고있는 감정은 복잡 미묘한 것 같다. 인종적으로 무시를 하면서도 (모두 그렇다는 것은 아니니 오해 마시길.) 또 한편으로는 급성장중인 그들에 대한 호기심(또는 두려움)이 혼재되어 있달까. 이 영화는 그런 부분들을 적절히 이용했다.
① 동양에 대한 호기심을 충족
이 영화에서는 중국에서 어떤 색상이 갖는 특정한 의미라던가, 복코 라던가. 가족을 위해 개인은 희생을 한다는 가치관이라던가. 서양에서는 존재하지 않는 동양스러움을 보여준다.
② 적개심 (혹은 두려움)을 이용
이 영화의 등장인물들은 ‘미치게’ 부유하다. 그런데 그들의 행동은 흔히 보았던 백인 부자들과 다를것이 없다. 닉영과 몇명을 제외하면 주변에 등장하는 부자들의 행동은 정말 천박한 자본주의의 전형을 보여준다. 어쩌면 은근히 돌려까는 듯한 느낌이 있다. 그리고 내가 보기에도 이들의 행동은 꽤 비이성적이다. 오히려 겉모습은 동양인이지만 머리는 미국인이라는 여주인공 레이첼이 합리적으로 보인다.
3. 이제는 동양 콘텐츠가 낯설지 않다.
한류라는 것도 이제는 옛날 말인 듯 하다. K-pop의 위상은 말할 필요도 없고, 전세계 사람들이 원하는 콘텐츠를 자유롭게 소비하는 시대. 이제 우리나라를 비롯한 동양 콘텐츠들도 서양인들에게 아주 낯선 콘텐츠가 아니다. 얼마전 <드라마 월드>라는 미드를 접하게 되었는데, 이 드라마는 한드를 소재로 한다. K드라마를 사랑하는 미국소녀가 K드라마의 세상으로 들어가게 된다는 이야기인데, 한국드라마의 특징을 얼마나 잘 알고 있는지 보면서 참 웃겼다.
4.미국에 사는 교포들에겐 사이다!
이 영화가 은근한 돌려까기이든 말든, 교포들에겐 그야말로 사이다같은 영화였을 것이다. 알게 모르게 위축되게 되는 수많은 상황에 놓였었을 그들. 그런 교포들에게 이 영화는 정말 그야말로 뽕이 차오르는 작품이 아니었을까. (실제로 많은 동양인 셀럽들은 이 영화의 흥행에 힘을 보탰다.)
시대에 흐름에 부흥하는 영화. 재미와는 상관없이 이 영화는 그런 영화로서 영화사의 한켠에 자리잡을만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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